김어준: 정곡만 찌른다!

[Life Story/Review]
1.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만약 당신이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인데, 그 동안 딴지일보에 대해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거나 딴지일보 사이트에 가 본 적이 없다면 당신은 인터넷의 ‘ㅇ’자도 모르는 사람이다‘라고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이 말은 약간 억지 같은 주장처럼 들릴지 모르나, 딴지일보가 기존의 매체들과는 차별화 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대안 미디어임을 강조하고 싶어 한 말이다. 조선일보의 패러디 사이트인 디지털 딴지일보는 98년 7월 4일 처음 개설된 뒤 99년 5월까지, 11개월만에 조회수 850만을 돌파한 이제 인터넷상에서 기존의 그 어떤 신문이나 잡지보다 더 유명한 초특급 인기 사이트로 자리잡았다.

내가 이 딴지일보를 알게 된 것은 우연히 웹 서핑을 하다가 어떤 사람이 추천 사이트로 링크 시켜 놓은 것을 따라갔다가 알게 된 경우였다. 처음 방문했을 때 나는 인트로 화면에 있는 다소 튀는 소개말을 보고 뭐 이런 곳이 다 있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건 없다던데 여기도 사람들 시선 끌려고 말만 요란하지 알맹이는 하나도 없는 곳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본 페이지에 접속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마음은 싹 바뀌고 말았다. 수준 높은 패러디와 송곳 같은 풍자로 가득한 이 신문은 나를 잠시도 쉬지 않고 웃게 만들었다. 아무 의미도 없는 공허한 웃음이 아닌 막힌 속이 시원하게 뚫리는 신나는 웃음으로 말이다.

나는 곧 친한 사람들에게 멋진 사이트 하나를 알았다, 이건 정말 물건이다, 캡 좋다 어쩌고저쩌고 하는 이메일을 돌렸고 내 홈페이지에도 당장 링크를 시켰다. 이렇게 재미있고 신나는 곳을 나만 혼자 알고 있기에는 너무나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있은 얼마 뒤, 딴지일보의 접속건수는 100만, 200만을 거뜬히 넘어서고 갑자기 각종 언론에서 딴지일보의 이름이 오르내리더니 이 신문의 발행인 겸 총수인 김어준에 대한 소개와 인터뷰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흔한 말로 뜨기 시작한 것이다.

김어준을 대략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올 해 32세로 삼수 후 들어간 대학 1학년 때,󰡐마음을 비운 뒤 공부에 몰두하기 위해󰡑시작한 해외여행이 3년 동안 이스라엘, 이집트 등 40여 개국을 돌았고 95년 홍익대 전기전자학과를 졸업한 뒤, 포항제철 해외 영업부에 근무하다 재미없는 것은 죄악이라는 자신의 인생철학에 따라 󰡐재미없는 직장󰡑을 6개월만에 그만두고 컴퓨터에 여행정보를 띄우는 IP사업을 했다. 이후 이벤트 사업도 벌였고 입양아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기획물을 제작해서 케이블 TV Q채널에서 기획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한 마디로 결코 평범하다고 볼 수 없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약간은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어 사는 사람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 이처럼 특이한 그의 과거이력만큼 다양한 화제와 읽는 재미가 물씬 풍기는 딴지일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2. 딴지일보의 기득권 길들이기

국문과에 갓 입학했던 대학 1학년 때까지만 해도 나는 순수 서정시야말로 문학의 본령(本領)이자 정수(精粹)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박남철이라는 시인의 시를 하나 읽게 되었는데, ‘독자놈들 길들이기’라는 범상치 않은 제목을 가진 수상한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시였다. 그 시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내 詩에 대하여 의아해하는 구시대의 독자 놈들에게 -----> 차렷, 열중쉬엇, 차렷./이 좆만한 놈들이....../차렷, 열중쉬엇, 차렷, 열중쉬엇, 정신차렷, 차렷, OO, 차렷, 헤쳐 모엿!/이 좆만한 놈들이....../헤쳐 모엿./(야 이 좆만한 놈들아, 느네들 정말 그 따위로들밖에 정신 못 차리겠어,엉?)/차렷, 열중쉬엇, 차렷, 열중쉬엇, 차렷......”

고정관념을 깨고, 전혀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시가 가진 약간은 고상한 속성을 송두리체 해체시키고 파괴해버린 그 시는, 나에게 이후 새로운 눈으로 문학을 바라보는 하나의 커다란 기폭제가 되었다. 나는 딴지일보를 처음 보고 나서 불현듯 박남철 시인의 ‘독자놈들 길들이기’가 생각났다. 그만큼 틀에서 벗어난, 기존과는 차별화 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과 폼잡거나 돌려대지 않는 솔직함이 가슴에 와 닿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이제 왜 딴지일보가 새로운지 어떤 면이 우리들에게 시원한 감동을 주는지 살펴보자.

“살다보면 똥침을 찔러야 할 때가 있다. 딴지는 똥침 찌르고 싶은 세상의 많은 것들에 정확한 방향을 잡아, 비겁하지 않게 두 손으로, 적당한 깊이까지 푸욱... 찌른다. 설령 손 끝에 가끔 건데기가 묻어나더라도... 딴지가 갈 길이다.” 다소 지저분한(?) 느낌을 주지만 이 글은 딴지일보가 규정한 ‘딴지가 걸어갈 길’의 일부분이다. 이 글에서 알 수 있듯이 딴지일보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과 부조리한 현실비판을 기본 목적으로 한다.

그 대표적인 기사로 ‘우뚝 서라 좃선이여!’, ‘김대충 영문법 자습서 발간’, ‘고액 과외사건 진상을 밝힌다’, ‘이헤창 일병을 구출하라!’ 등 주로 정치․사회면 기사들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다는 아니다. ’비아그라는 원래 우리의 것이었다‘, ‘변태를 몰아내자’, ‘마징가Z에 관한 고찰’, ‘영화속의 구라들’, ‘극비실험, 헌팅의 세부기술’ 등 약간은 현실비판과 동떨어진 그러나 일상 생활 속에 쉽게 다가오는 B급 오락영화 수준의 기사들도 양념처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실 이런 기사들이 그냥 고만고만한 ‘이 나쁜 놈들, 정신차려라!’ 수준이라거나 조금은 허황된 어설픈 웃기기 수준이라면 딴지일보는 그렇게 인기를 얻지 못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딴지일보는 그런 3류 수준을 훨씬 벗어나 있다. 김어준이 따로 남다른 문학공부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딴지일보에는 사실주의와는 다르지만 때에 따라서는 그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 풍자가 살아 숨쉰다. 딴지일보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을 보면 부조리한 현실의 한 단면을 풍자하는 언어의 굴곡 현상이 심한데 그 용어와 단어 선택, 표현 방식을 보면 웬만한 문학인 뺨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그 내용이 어렵다거나 고상한 척 하면서 뭔가 폼잡는 그런 것이 아니라 지극히 단순하고 직설적이다. 이런 풍자와 비판의식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현재 우리 나라의 가장 강력한 권력 언론집단인 조선일보는 딴지일보에서 동네 생활정보지 ‘좃선벼룩’ 또는 ‘좃선일보’로 불린다. 조선일보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던 ‘최장집 교수의 충격적 한국전쟁관’이나, 김대중주필이 󰡔월스트리트 저널󰡕을 인용해 쓴 근거 없는 정책과 예측 불가한 인기주의자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라는 내용의 칼럼은, 이 내용들이 완벽한 짜집기로 날조된 것이라는 것을 원문들과의 비교를 통해 소상히 그리고 친절하게 밝혀준다. 그래서 딴지일보는 조선일보를 향해 ‘이 색덜 정말 악질이다’라고 대놓고 욕을 하기도 하고, 대한민국 최고의 논객 김대중 주필은 ‘관련없는 단어 끌어와 뒤집어 씌우기, 없는 단어도 명상을 통해 맹글어내기, 문장 뜻과 정반대로 결론내리기’ 등 영문법의 신기원을 이룩한 ‘性門지조때로영문법’을 발간한 구라주필이라고 비꼬기도 한다.

지금은 국가정보원으로 바뀐 서슬 퍼런 안전기획부도 완전기술부로, 엘리트들만이 모인 우리 나라 제 1의 대학으로 불리는 서울대학교는 ‘커닝페이퍼 작성 및 사용법, 독심술, 투시술, 점성술’을 교과과정으로 하는 ‘쪽집게과외학과’를 신설할 예정에 있는 웃기는 학교로 그려진다. 뿐만 아니라 김대중 대통령은 세계평화를 위해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에게 패션 빤스를 전해주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것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이회창이 임신한 모습과 조순이 스모선수로 데뷔한 합성 그림은 얼마나 정교하면서도 그들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잘 꼬집어냈는지 감탄사가 저절로 튀어나온다. 근엄하고 당당하기만 해 보이는 이른바 우리 사회의 주류들도 이 곳에서 만큼은 더없이 우습고 어처구니없는 존재들로 화끈한 변신을 한다. 박남철의 ‘독자놈들 길들이기’처럼 기득권을 향해 “이 좆만한 놈들이......”하며 욕을 하고 “차렷, 열중쉬엇, 차렷, 열중쉬엇, 정신차렷” 기합을 주며 기득권 길들이기를 시도하는 딴지일보는 새롭고 신선하다.

풍자는 인간의 약점, 사회의 부조리, 비논리 같은 것을 조소적으로 표현하는 수법이다. 그러기에 여기에는 본질적으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공격과 비판이 내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공격성이 딴지일보가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그의 똥침 정신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일반인들이 손에 건데기가 묻을까봐 아니면 똥침 한 번 잘못 놨다가 돌아 올 불이익과 보복 때문에 쉽게 하지 못하는 그런 더러우면서 용기 있는 일을 하기 때문에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류에 날카로운 펀치를 날리는 공격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850만을 넘는 접속건수가 증명하는 딴지일보의 인기는 충분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처한 상황과 연결 지을 때에야만 비로소 잘 설명될 수 있다.

3. 우리 사회의 놀부들, 딴지일보가 뜨는 이유

판소리 '흥보가' 완판본을 보면 놀부에 대해 묘사한 다음과 같은 구절들이 있다. "동네 주산을 팔아먹고, 일년고로(一年苦勞) 외상 사경(私耕) 농사지어 추수하면 옷을 벗겨 내어쫓기, 불붙은 데 부채질, 소경 의복에 똥칠하기, 잠든 놈에 뜸질하기 곱사등이 잦혀놓기, 걸인 보면 자루 찢기, 애 밴 계집의 배통 차고 우는 아이 똥 먹이기, 급주군(急走軍) 잡고 실랑이질, 만만한 놈 뺨치기와 고단한 놈 험담하기, 소목장(小木匠)이의 대패 뺏고 도적의 끝돈 먹기, 곡식밭에 우마 몰고 귀먹은 이더러 욕하기와 소리할 때 잔말하기, 날이 새면 행악질 밤이 들면 도둑질을 평생에 일삼으니 제 어미 붙을 놈이 삼강을 아느냐 오륜을 아느냐. 굳기가 돌덩이요 욕심이 족제비라 네모진 소로로 이마를 비비어도 진물 한 점 아니나고 대장의 불집게로 불알을 꽉 집어도 눈도 아니 깜짝인다." 이것은 일부분일 뿐 어쩌면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상식을 초월하는 놀부의 악행들이 묘사되어 있는데, 우리 사회는 이 놀부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정상이 아닌 비뚤어진 힘있는 자, 가진 자들이 많다는 말이다. 사실, 권력 가지고 있고 돈 있는 것이 무슨 죄란 말인가? 가졌다고 해서 뭐라고 하는 게 아니다. 그것을 잘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아무 대책 없이 날아든 구제금융체제, 극심한 경기불황, 밥을 굶고 사는 사람들, 돈을 타내려 다른 사람의 묘를 도굴하고 자해를 하는 사람, 한창 열심히 일할 나이에 거리로 쫓겨난 실업자들, 아무런 비전이 보이지 않는 실망스러운 정치 행태들... 누구 말마따나 6․25 이후 최대의 국난에 처한 상황이라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구조적으로 힘없는 일반 국민과 약자들만 이 어려움을 감내하게 되어 있다. 정작 고통받고 철저히 반성해야 할 놀부들은 별 상관없이 계속 기득권을 유지한 체로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한마디로 사회 전반에 부조리한 모순이 팽배해 있다.

하지만 어떤 메이저 언론도 이런 현실을 속시원하게 비판하며 잘못된 걸 고치자고 하지는 않는다. 광고와 정치, 대기업들과 유착관계에 있는 기존 언론들은 ‘침묵은 금이다’라는 격언을 실천하려는지, 아니면 공업용 미싱으로 입이 박힐까 두려워서 인지 꿀 먹은 벙어리 마냥 가만히 있거나, 기껏 한다는 것이 나무 젓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면서 ‘니들 똑바로 해!’하는 수준이다. 그러니 이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흥부들은 얼마나 분통이 터지고 자신들의 속마음을 대변해줄 언론이 그리웠을 터인가. 김어준은 전문적으로 언론을 공부한 학자나 기자도 아니지만 이런 욕구를 잘 감지해낸 사람이고, 그의 글들에는 무엇보다도 보통 사람들이 공감하는 진실이 담겨 있기에 그가 만든 딴지일보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4. 김어준과 딴지일보의 생명, 인터넷

그 다음으로 들 수 있는 것은 딴지일보가 선택한 존재방식과 전문성이다. 신문사는 그 진입장벽이 높다. 대당 1000억이 넘는 윤전기와 사옥, 300-400명에 이르는 고급인력과 그 유지비... 한 마디로 엄청난 자금이 뒷받침되어야 할 수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딴지일보는 인터넷을 그 기반으로 한다. 1000억이 넘는 윤전기도 필요 없고 딴지일보의 표현을 빌리자면 웹페이지를 만드는 언어인 ‘HTML 윤전기’ 하나만 있으면 된다. 사옥도 필요 없이 그냥 집에서 할 수 있고 인터넷상에서 주소 하나를 가지고 웹호스팅을 하려면 컴퓨터와 모뎀 그리고 달마다 돈 몇 만원만 있으면 된다. 그렇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이 들었다고 해서 기존의 인터넷 신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인터넷상에서는 조선일보라고 해서 3-4개의 주소를 가진다거나 특권이 있는 것이 아니고 www.chosun.com이라는 하나의 주소를 가질 뿐이다. 마찬가지로 딴지일보도 조선일보처럼 ddanji.netsgo.com이라는 주소 딱 하나를 가진다.

문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웹상에 있는 기존의 인터넷 신문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신문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조선일보, 마이다스 동아일보뿐 아니라 다른 여타의 인터넷 신문들 모두 일반 종이 신문의 복사판에 불과한 수준이다. 반면에 딴지일보는 어떠한가? ‘월 스트리트 저널 인터넷 신문’의 톰 베이커는 인터넷신문 유료화와 관련지어 그 조건을 확실한 개성을 가진 인터넷 신문만의 편집경향, 속보성, 종합정보서비스로 만들 수 있는 부가서비스 시스템, 심층적인 온라인 기사의 내용을 들고 있는데 딴지일보는 여기에 부분적으로 접근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단 딴지일보는 그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하다. 이쪽 저쪽 적당히 때리는 양비론에서 벗어나 일반 신문이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해결사의 관점에서, 때에 따라 확실한 편들기로 사회 현안에 대해 기존 언론의 보도와는 확실히 다르게 전달해준다. 또한 자발적으로 지원한 300명이 넘는 국내외 쟁쟁한 전문기자들이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색다른 정보들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누가 어쩌고 저쨌다더라가 아닌 그 이면에 담긴 음모와 속셈들을 심층보도로 까발리면서 비꼬는 기술은 그와는 상극인 조선일보의 자기들 원하는 대로 자르고 붙이기 기술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다.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며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작성된 기사들은 가끔씩 ‘아니, 이런 것까지!’하는 감탄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세련된 그래픽과 다양한 메뉴들이라는 것이다. 주로 사진합성으로 제작되는 그래픽들은 어설픈 아마추어 티가 나지 않고 그 아이디어가 독특해 독자들의 시선을 확실히 붙잡는다. 거기에다 대화방, 영화관, 만화방, 패러디 광고, 신인 인터뷰  등 다른 인터넷 신문과는 확실히 다른 메뉴들이 부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의 대부분이 다 김어준이라는 원맨시스템에 의해 돌아간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한 개인이 신문을 만든다는 것은 규모가 작은 지방지라 할 지라도 힘이 드는 일이다. 하지만 김어준이 1인 신문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은 딴지일보가 인터넷을 그 존재 기반으로 했기에 가능한 것들이다. 따라서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인터넷이 없었다면 딴지일보와 김어준은 없었다’라고 말 할 수 있을 정도다.

5. 새로운 대안매체를 꿈꾸며

이제 인터넷은 우리 일상 생활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앞으로 더 가속화 될 전망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왜냐하면 우리가 여기에서 기존의 제도화된 언론과는 다른 하나의 새로운 대안 언론의 가능성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처럼 새는 좌우의 날개를 힘차게 펄럭여야 잘 날아 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 동안 두 날개가 아닌 한 쪽의 날개로만 날아 온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 사회가 이런 위기를 맞게 된 것도 한 쪽 날개에만 의존해서 날다가 추락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어느 한 쪽의 획일화된 가치와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은 발전도 없고 어느 한계에 이르면 스스로의 모순으로 퇴보하고 무너지기 마련이다. 이런 혼란과 모순의 시기에 딴지일보가 새로운 한 쪽 날개의 역할을 해내는 시발점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 신문사의 발행인이자 총수인 김어준은 스타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지닌다. 건전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기득권층을 올바르게 길들이는 대안매체로 그리고 때에 따라 굳기가 돌덩이 같아 눈 하나 깜짝 안하는 우리 사회의 놀부들에게 시원한 필살의 똥침을 날리는 그런 딴지일보가 계속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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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PD: ZOT같은 세상 제대로 욕하기

[Life Story/Review]
1. 불만이 많은 친구, 조PD

나는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의 한 도시에서 태어났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몰라도 단군이 나라를 세우고 찢어진 삼국, 통일 비슷한 신라, 꿋꿋한 고려, 공자‧맹자만 찾던 조선시대를 거쳐 일본이라는 숭악한(?)나라에 35년간 지배를 받고, 그 뒤 남과 북으로 갈려 피 터지게 싸우고 20세기 최대 강국 미국의 보이지 않는 지배를 받았던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 말이다. 학교에서 반만년에 이르는 자랑스런 역사라고 항상 배워왔던 우리 나라의 역사를 이렇게 몇 줄로 휙 적고 나니, 경망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역사의식과 애국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항상 패를 갈라 싸우고 여기 저기에 채이기만 했던 우리 나라의 역사와 지금 돌아가고 있는 세상 꼴을 보면 답답하기도 하고 화가 날 때도 많다는 걸 굳이 부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조PD 역시 우리 역사와 사회에 대해 불만(?)이 꽤 많은 친구인 것 같다.

어느 날, 친한 친구가 조PD라는 가수가 있는데 인터넷 상에서 우연히 알게되었다며 노래를 꼭 들어보라고 이메일을 보내왔다. 사실, 머리가 텅 비어보이는 그저 얼굴 좀 반반하게 생긴 어린아이들이 나와 잔뜩 폼을 잡다가 춤이랍시고 몸을 비비꼬며 사랑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가요에 질려있던 나는, 별 다른 생각 없이 인터넷에서 검색엔진으로 조PD의 노래를 찾아 다운 받았는데 그 첫 번 째 곡이 ‘Break Free'였다. "I dedicate this song to all fucked up koreans..."로 시작하는 이 노래를 듣는 순간, 나는 92년 서태지의 음악을 처음 들었던 때와 비슷한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나머지 곡들도 부지런히 다운 받아 한 곡 한 곡 들어보았는데, 서태지와는 많이 다르지만 어떻게 보면 더 파격적인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곧 도대체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 누굴까 점점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나는 조PD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본명은 조중훈, 76년생에 미국의 버클리 음대를 다니고 있으며 98년 10월 나우누리에 자신의 노래를 MP3 파일로 올려놓은 뒤 통신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다가 올 해 1월 정식음반을 냈다는 것이 내가 알아낸 대략적인 정보였다. 나는 그의 저돌적인, 아니 전투적인 음악에도 놀랐지만 그의 음악활동 방식 역시 큰 놀라움이었다. 어떻게 보면 조PD의 음악과 그의 음악활동 방식은 앞으로 크게 변화될 우리 대중 음악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전주곡이 될 수도 있다.

2. 욕하는 가수, 조PD
 
이제 조PD의 다소 거칠지만 속이 시원해지는 노래들을 살펴보기로 하자. 조PD의 팬이 개설한 인터넷 사이트를 찾아 가보면 조PD의 노래들에 대한 팬들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가 있는데, 1위가 ’Break Free', 2위가 ‘조PD rules', 3위가 ‘용의 눈물’, 4위가 ‘이야기 속으로’로 나타나 있다. 이들 노래는 조PD의 첫 앨범을 전체적으로 꿰뚫고 있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특징을 들자면 사회비판을 내용으로 한 직설적인 가사와 대담한 욕설이라고 할 수 있다.

“니네가 좆같은지 왜 몰라 니네가 그렇게 입을 막고 또 손을 묶고 해도 뭘 잘 몰라 누가 좆같다 안가르쳐도 다 좆같은게 좆같은 거지 그걸 어떻게 몰라 … 솔직히 까고 말해 니네 비행 청소년들의 미래 관심 있기나 해 까놓고 상관이나 해 그렇게 사회라는 조직위에 편히 숨어서 남에게 해 끼치기만 해 돈 벌려먼 벌어 근데 딴거 해서 벌어 벌어...󰡓(`Break Free'중에서)

“우리에겐 자욱한 먼지 얼룩지게 한 건 바로 너지 바른 생활은 없지 어릴 적 국민학교에서 배운 건 아무도 않지 그게 현실이지 그게 싫지 ”(‘이야기 속으로’중에서)

”아시아가 지배했다고 생각해봐 지금쯤 모두들 온돌에 앉아 있겠지 땅에 눕겠지 생각해봐 빵보다 밥이 많겠지 중도 많겠지 아시아에 유학 오는 이도 많겠지 틀림없겠지 …  세계화 다시 고쳐 말하자면 미국 문화 그렇게 되는 시대가 와 그러면 지금 우리 문화를 고쳐, 말어? 그 사이에 방황하는 과도기에 살어 너무 오래 헷갈리면 맛이 가 그럼 우리 나라 또 별 볼일 없어져서 이리로 아니면 저리로 채이지 … 아시아가 지배했으면 좋겠어 그래야 덜 좆같이 살지 하루 이틀 아니고 “(‘용의 눈물’중에서)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조PD는 그 동안 그 어느 누구도 감히 시도해보지 못했던 대담한 욕설로 기득권을 지닌 기성세대들에게 야유를 보내고 있으며, 형식적인 제도교육과 현실의 괴리를 꼬집기도 하고,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비판과 함께 세계화의 열풍 속에 정신 바짝 차릴 것을 경고하는 등 그의 노래는 온통 메시지로 가득 차 있다. 이 곡들 말고도 ‘썩은XXX’, '노출 좋아‘, ’My song‘, 'real LOVE' 등 다른 노래 곳곳에서 날카로운 목소리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조PD를 느낄 수 있다. 바로 이런 점이 조PD의 음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인데, 그의 노래가 담고 있는 메시지 못지 않게 그의 음악 또한 그 완성도나 수준 면에서 기존 여타의 가요들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 또한 빼 놀 수 없는 인기 요인이다.

조PD가 자신을 조PD라고 하는 것은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스, 코러스, 보컬, 연주 등 음반 제작 과정 모두를 혼자 하기 때문인데 이런 음악성은 전문가들에게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리듬과 멜로디 면에서 기존의 국내 힙합 뮤지션들보다 훨씬 뛰어나고 특히 랩의 구사에 있어서는 서태지 이후 최고의  실력자󰡓라고 극찬했으며, 서태지와 아이들의 양현석은 ”힙합 한 장르만 놓고 볼 때는 단연 국내 최고 일뿐만 아니라 미국시장에서도 통할 정도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론 이들의 평가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음반 판매 순위와 각종 음악 순위에서 나타나는 일반 대중들의 폭발적인 호응은 조PD의 음악이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크게 어필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평가는 제쳐두고라도 독특한 그 무엇이 있음에 틀림없다.   

3. 가요계의 신선한 피, 조PD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조PD의 음악 활동 방식이다. 사실, 국내의 거의 대부분의 이른바   잘나간다는 가수나 그룹들은 전형적인 스타시스템의 산물들이다. 음반 기획자가 여기저기에서 얼굴 좀 그럴싸하고 노래 좀 웬만큼 부를 줄 아는 그런 아이들 모아다가 춤 좀 가르치고 노래를 준 뒤 열심히 연습시킨 다음 TV와 라디오에 질리도록 내보내는 것 말이다. 이런 가수와 그룹들에게서 어떤 철학과 음악적 소신 같은 것을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은 그저 10대들이 좋아하는 멋있는 이미지로 예쁘게 잘 포장되어 10대들의 용돈을 쓸어다가 음반 제작사와 기획자에게 갖다 바치는 꼭두각시일 뿐이다.

하지만 조PD는 어떠한가? 그의 데뷔 무대는 방송국 쇼프로, 라디오, 케이블 TV같은 음악전문 방송도 아닌 PC 통신 나우누리의 신인가수 코너였다. 그곳에서 조PD는 `Break Free' 등 8곡의 노래 파일을 올려놓았는데 일주일만에 2만회가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한 달만에 방문자 수 20만 여명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다른 PC 통신과 인터넷 상에는 자생적인 조PD의 팬클럽과 그의 노래를 담은 사이트가 연달아 생겨났고, 99년 1월 15일 크림 레코드에서 발매한 음반은 3월 집계 결과 20만장이 넘게 팔린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수치를 가지고 음반 판매량이 100만장이 넘는 여타의 가수들과 비교한다면 미미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2달이라는 짧은 시간과 방송 출연은커녕 앨범에 대한 기본적인 홍보조차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걸 감안한다면 조PD의 음반은 기대 이상의 성공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집계되지 않은 인터넷이나 PC통신을 이용해 다운 받은 곡들이 저장되어 있는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개수까지 생각한다면 우리 음악계의 풍토상 가히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조PD의 음악은 기존의 유통경로와 차별화 된 PC 통신과 인터넷을 매개로 한 새로운 형태의 시스템을 취하고 있다. 쌍방향, 비동시성, 공간적 거리감 극복, 익명성 등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컴퓨터를 매개체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갖는 특징은 조PD의 음악활동과 절묘하게 결합되어 나타난다. 알려진 대로 조PD는 미국 보스턴에서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의 거리는 인터넷을 통해서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가 음악을 만들어서 올려놓기만 하면 수용자는 언제, 어디에서나 그의 음악을 다운 받아 들을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조PD가 거액의 드는 앨범을 만들지 않고도 혼자의 힘으로 음악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컴퓨터를 매개체로 한 덕택이고, 비판 의식이 가득한 욕설이 노래에 들어갈 수 있던 것도 음반 기획자와 제작사를 거치지 않은 수용자와의 인터넷과 PC 통신을 통한 직접접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또 초반에 ‘얼굴 없는 가수’라는 별칭이 붙었을 정도로 PC통신의 속성상 익명성이 보장되었기에 타인을 의식하지 않은 자유로운 음악이 가능했던 것이다.

그리고 조PD의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면 자신의 음악관, 돈에 대한 자신의 생각, 음주와 흡연량, 자신의 성격, 여자 친구 유무 등 팬들이 궁금해 할 만한 질문들 50가지와 그에 대한 답변이 리얼 오디오 파일로 저장되어 있어 조PD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조PD의 생생한 육성으로 답을 들을 수 있다. 대부분 스타들의 홈페이지를 방문해보면 기껏해야 사진 몇 장과 간단한 프로필 정도일 뿐인데 조PD의 이러한 시도는 참신할 뿐 아니라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매체로 인터넷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그의 이런 음악 활동 방식은 획일적인 스타시스템이 지배하는 가요계에서 그의 노래들 못지않게 신선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런 것들로 조PD의 인기와 대중들의 열렬한 호응은 다 설명되지는 않는다.

4. 답답한 세상, 조PD가 뜨는 이유

조PD의 등장과 인기는 현재 우리 나라가 처한 시대적, 사회적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왜 대중들이 조PD를 좋아하는지 조PD의 팬클럽 홈페이지에 남겨진 팬들의 글들을 통해 살펴보기로 하자.

다른 가수들과는 다른...그래서 넘 넘 맘에 들어요....요즘처럼 답답한 세상에 제 속을 뻥 뚫어 놨거등요.. 앞으로도 조피디가 계속 지금과 같은 정신으로 노래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조피디는 욕쟁이...하지만 판은 잘팔리더군. 다 이유가 있어 욕들어 먹을 놈들만 욕하니깐

전 천랸 동호회 시삽입니다. 거기 친구들에게 1월 초부터 노래를 풀었죠... 인터넷에서 받아다가... 인기만점에 속시원합니다.

나 조피디 맘에들어 씨X / 그래서 노래 and 랩 맨날 들어 /나두 이세상이 너무 싫어 / 이것두 저것드 다 때려쳐버려/청문회다 뭐다 지랄들 그만허고/ 노는 우리아빠 생각해죠 /원래부터 언제부터 돈 많은 새끼들이 날뛰고 설치는지 /그치지 못하지 닥치지 못하지 /그럼 집에나가지 서울역가보시지/

오늘 PC게임방에서 조피디의 노래를 들었다. 어디서 경쾌한 소리와 랩이 나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욕이나오는 것이 아닌가? 처음엔 그냥 웃어버렷다. 근데 이거 장난이 아닌데. 이렇게 빠져든 음악은 서태지 음악 이후 처음이다. 크흐흐흑.... 바로 이거야 말로는 하지 못하는 것을 정말 속 시원히 풀어줬다. 단순히 욕만 하는 가수가 아닌 예술로 승화시킬 그날 까지 조 피디여 날아라. 그리고 떠라. 전설로 남아라.

솔직히 조중훈 맘에 들었다.....우리 나라 가요계를 뒤엎을 만한 애가 나왔으면 하고....언제나 바랬던 나였거든....노랬말에 들어있는 욕 부분...후후후....칭찬 할만  한거 아닌가요? 상업성이다..유행성이다.....뭐라 해서 자기 의지완 달리 그저 아무 내용없는, 무슨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그런 허튼 소리완 달리 음....뭐랄까 한번쯤은 들어보고 반성해야 할 것 같다..특히 우리나라의 정치문제를 다루고 있는 분들은 꼭......조중훈......장난 아니고 정말 멋지다......

여느 가수들...(돈벌기 위한...헤)과는 정말 다른게 팍팍 느껴지네여..~ 아직은 조PD오빠의 노래를 마니 듣지 못해서...잘은 모르겠지만...(곧 CD 구입할꺼에여..) 곧 중독이 될것만 같네요.. 들은 얘기로는 만 18세 미만은 CD를 구입할수 없다고 하던데... 사실인지는 잘...모르겠지만... 요듬 중삐리들도 다 하는 욕.... 뭐 그리 대수라고...암튼 조PD오빠 열심히 음악 만드시와요..

글을 남긴 대부분의 팬들은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로 하나같이 음악의 새로움과 그 동안 아무도 음악을 통해 제대로 비판하지 못했던 사회현실을 용기 있게 표현한데 큰 호응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부조리로 가득 차 부정과 부패를 저지르면서도 억압적인 제도 교육을 통해 그들의 과오를 감추고 기존 질서에 편입시키려는 기성세대에 반기를 든 조PD는, 서태지가 그랬던 것처럼 총대를 맨 젊은이들의 대변자인 셈이다.

어떤 음악 평론가는 조PD의 음악을 두고 "제도권을 벗어나기로 결심한다면 국내 힙합 뮤지션도 웬만큼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의 음악"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는데 그 평론가에게 묻고 싶다. 그렇게 말하는 당신은 제도권을 벗어나 우리 사회는 너무 썩었으니 좀 깨끗해지면 좋겠다고 말 할 수 있는지, 아니면 그런 거창한 것이 아니라도 음악인이니까 구시대적인 공진협의 음반 심의 제도 철폐를 전면에 나서서 큰 목소리로 외칠 자신이 있는지... 누구나 마음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있지만 공개된 표적이 될 것을 감수하고 그것을 밖으로 표현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조PD가 인기를 얻고 지지를 받는 것은 이러한 용기에 있는 것이다.

시인 박노해씨는 시집 "사람만이 희망이다"에서 “세상이 온통 부패투성이/썩어라 팍팍 썩어라/구석구석까지 썩어라/기왕 썩는 것/돈과 힘의 심장부까지 썩어라”(「부패의 향기」)라고 노래했다. 그렇게 썩어서일까? 지금 우리 사회는 IMF로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일터에서 내몰리고 그런 실직자들이 서울역에서 밤을 지세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돈 있고 힘있는 사람들은 고금리 시대를 맞아 여전히, 아니 그전보다 더 목에 힘주고 떵떵거리며 술자리에서 ‘이대로!’를 외친다. 지금 우리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 누구 때문인데... 부정한 방법으로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숨어있는, 우리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적들에 대한 분노를 여과 없이 그대로 표현한 조PD의 음악은 간접적이나마 듣는 이의 속을 시원하게 해준다.

또 이와는 별도로 어떻게 보면 당돌해 보이기도 하지만 서양이 아닌 아시아가 지배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담은 ‘용의 눈물’ 역시 IMF 구제 금융이라는 우리의 시대적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꾸만 압박을 가하며 침탈해 오는 미국 중심의 서구문화가 우리의 일상생활을 지배하고 있지만 우리는 거기에 무감각했었다. 하지만 IMF 이후 새로운 시각으로 미국을 바라보면서 온통 서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판도에 은밀한 반감이 싹튼 것 또한 사실이다. 21세기에는 한국 차가 포르쉐보다 후까시 더 잡고, 우리가 치즈 먹듯이 서양에서 된장을 사가고, 피자․스파게티보다 짜파게티가 더 나갔으면 좋겠다는 조PD의 주장은 듣기만 해도 신이 난다.

5. 조PD를 둘러싼 논란들

조PD의 음반은 발매 이래로 줄곧 표현 방법과 그 내용을 두고 여러 가지 논란을 불러일으키다가, 공진협에 의해 청소년 유해매체 판정을 받았다. 그의 앨범은 이제 ‘18세 미만 청취불가’라는 스티커를 붙인 뒤 성인용 비디오․잡지 코너에서 전시되어야 할 형편에 처한 것이다. 공진협은 청소년 유해매체 판정 이유로 비속어와 욕설의 사용 그리고 기존의 사회질서에 대한 도전과 청소년의 부정적 현실 인식 조장을 문제 삼았다. 과연 이것이 정말 유해매체라는 거창한(?) 딱지를 붙여 강제로 판매를 제한할 수 있을 만큼 온당한 이유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잘못된 조치라고 생각한다.

99년 5월 4일자 동아일보를 보면, 광고대행사 대홍기획이 89년부터 98년까지 전국 5대 도시의 13~59세 남녀 4천~6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해온 한국인의 의식구조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있는데 정치․사회부분의 주요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 사회에서는 법대로 사는 사람이 손해를 본다󰡑는 대답이 92년 73.8%에서 98년 87.7%까지 증가했고, ’우리 사회에는 능력보다 편법으로 성공한 사람이 많다‘는 피해의식 역시 95년 85.7%에서 98년 89.7%로 늘어났다. 또 93년 정치에 대한 불만족도는 45.7%였으나 97년 82.3%까지 치솟았으며(새 정부 출범 후인 98년에는 74.6%로 하락했다) 국가 이미지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계층은 98년 조사에서 국회의원(57.3%), 재벌총수(16.7%) 순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조사 결과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한마디로 사회 전반에 구조적인 모순이 가득하고, 기득권을 가진 힘있는 자들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그걸 다같이 알고 느끼고 있는데 그거 욕 좀 했다고 유해매체라니 이것은 힘있는 자, 가진 자의 논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예로부터 우리 문화는 다른 이의 잘못과 허물은 덮어주고 감싸주는 게 미덕이었다. 고전으로 우리 동양의 대표적인 가치관을 담고 있는 명심보감(明心寶鑑)을 보면 ’시비(是非)를 말하는 사람이 바로 시비(是非)다‘, ’시비(是非)는 원래 실상이 없다‘, ’시비(是非)의 일은 차라리 듣지 말라‘, ’남의 잘못은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말라‘라는 구절들이 있다. 이 구절들이 액면 그대로의 뜻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타인에 대한 이해와 용서가 아름다운 덕목임을 강조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감싸주는 것도 나름이다. 힘있는 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남을 등쳐먹고 약자는 당하기만 하고... 이런 것도 그냥 침묵하고 묵묵히 있어야만 하는 걸까? 그리고 이해와 용서, 감싸기는 언제나 강자에게만 적용되는 법칙이었다. 약자는 조금만 잘못해도 언제나 짤 없이 당하기만 해왔는데, 그게 잘못되었다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욕 좀 한게 그렇게 큰 잘못일까? 그것은 단지 욕설을 구실 삼아 사회에 비판을 가하는 것을 억압하고 막으려는 수작에 불과하다. 우리에게는 무분별한 덮어주기가 아닌 욕 먹을만한 짓을 한 놈에게는 욕을 할 줄 아는 그런 문화와 그것을 용인할 줄 아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기존의 사회질서에 대한 도전과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현실 인식을 심어준다는 점도 말이 안 된다. 기존의 체제와 질서가 잘 되어있고 합리적이라면 왜 도전하겠는가?(덧붙여 이 몸서리쳐지는 IMF는 왜 우리에게 찾아왔단 말인가?) 그러하지 못하기에 그걸 바꾸려하는 것인데, 그래서 도전하는 것인데 말이다. 또 청소년들에게는 좋은 점이 오히려 더 많다. ‘사랑과 이별’이 대중가요의 전부가 되어야 한다는 법은 없는데 우리 대중음악은 유감스럽게도 그런 법칙이 존재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조PD의 노래를 통해 청소년들은 ‘우리 사회는 너무 썩었다’는 사실을 잘 알게되고, 앞으로의 시대에 주역이 될 우리들은 ‘그러지 않아야 겠다’, ‘깨끗한 세상을 만들어야 겠다’는 그런 다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조PD의 음악은 청소년들에게 대중문화가 가지는 현실도피와 마취 기능에서 벗어나 조금은 의식 있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길러주는 촉매로 긍정적인 가치를 지닐 수도 있다.  

6. 조PD가 우리에게 남긴 것

‘무뇌아(無腦兒)들이 뛰어 노는 난장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지금까지 우리 대중음악은 댄스음악이라는 획일적인 형식에 항상 ‘사랑타령’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10대들의 하위 문화로만 여겨져 왔다. 물론 그렇지 않은 훌륭하고 수준높은 음악도 많이 있었지만 일반적인 경향이 그러했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기성세대와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저항 의식과 비판이 담긴 조PD의 음악은 답답하고 부조리가 가득한 사회적 상황에 대해 젊은이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평, 불만을 잘 담아냈다고 볼 수 있다. 또 조PD는 이번 앨범을 통해 대중음악을 단순한 사랑타령이 아닌 어떤 메시지를 가지고 사회에 영향을 주고 사회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되게 하는 한 단계 더 수준 높은 위치로 격상시켰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이런 메시지를 담은 음악이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 자신들도 좀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티내려는 듯한 장식품 또는 상업적 용도로 이용된 면이 없지 않았고 그 비판 강도 또한 조PD를 능가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조PD가 최근에 인터넷 상에 공개한 신곡 2곡을 들어보면, 그 동안 한 개인에게 가해진 숱한 압력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의 저항․비판 의식은 조금도 꺾이지 않은 것 같다.

“많은 것이 변해서 앨범을 떨군 후 많이도 시달린 것 같아 이름 떨친 후 … 나는 과찬을 받을 자격은 없지 그러나 이런저런 비난을 받을 이유도 없지 … 그래 니 맘대로 다 하려무나 씹어대고 있고 나는 그냥 그러려니 봐 … 나중에 내놓을 비장의 조커를 준비하고 있다 … 내 영혼을 이 세상과 맞춰가며 금방 지나갈 얘기들에 내 판단을 맡길 생각은 난 조금도 없지” (‘2U, Playa Hataz Ⅱ’중에서)

“야 이건 아니다 이제껏 모두다가 들어온 그런 음악이 절대 아니다 이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넌 아직 나보다 어리다 그러니 내가 맞다 이제까지 살아온 나를 믿어야 한다 하고 말하는 니들 모두다 허식에 가식에 권위의식에 … 하늘 높게 멀리 자유롭고 싶어… 나보고 이 자식 정신차려하는 너나 정신 똑바로 차리고 앞을 내다보고 살어 그리고 돈 벌려면 벌어 근데 딴 거 해서 벌어 벌어” (‘new- 가위,바위,보’중에서)

가사에서 엿보이듯 그는 앞으로의 활동에서도 그가 첫 앨범에서 보여준 치열한 비판과 도전 정신을 고수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같기도 하지만, 그를 이해하고 그와 생각을 같이하고 그를 열렬하게 지지하는 팬들이 곁에 있다는 걸 안다면 조PD도 그렇게 힘들거나 외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사람들은 그것을 해결해줄 영웅을 바란다. 아니 해결이 아니더라도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힘있는 자들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그런 자신들의 대변자를 원한다. 조PD는 자신의 음악성과 새로운 대안매체로서의 인터넷을 무기 삼아 사회상황․시대정신과 딱 맞아떨어지는, 반제도적이고 반규범적인 저항과 비판의식을 담은 음악으로 젊은이들에게 하나의 영웅으로 다가왔다. 그가 진정한 스타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TAG. 조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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